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는 외교전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은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에 주요 변수다. 국내외 주요 언론 보도를 보면 중국이 2035년 월드엑스포 유치를 염두해 두는 만큼 2030년 엑스포는 비동북아 국가인 사우디를 지지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25년 일본(오사카 확정)에 이어 2030년 부산(개최 후보지) 그리고 2035년 중국(유치 염두)에 동북아 3개국의 연이은 개최는 엑스포의 대륙 안배법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부산월드엑스포 개최지 선정은 ‘차이나 리스크(China Risk)’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주요 변수다. ‘한국-사우디-이탈리아’의 3파전 속에 우리나라에 또 다른 ‘선수’로 등장한 중국, 그리고 이 나라의 전술 기제인 ‘차이나 머니’를 지혜롭게 대처하는 대체재 발굴이 주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 글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차이나 리스크’이고 ‘Global South’(제3세계권) 특히 중남미 입장에서는 ‘차이나 기회(China Opportunity)’가 된 중국의 대중남미 부상 속에서 특히 부산 월드엑스포의 대응 전략을 세 가지 트랙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중국 일국의 ‘금융 머슬(Financial Muscle)’을 대체할 대체재로 다자 금융 체제인 IDB(미주개발은행) 및 CABEI (중미경제통합은행) 등을 활용한다. 우리나라는 2004년 그리고 2019년 각각 가입한 역내 주요 개발 금융기구인 IDB와 CABEI와의 협력을 통해 주요 사업 및 조달시장 등을 분석하여 중남미 지역 개발의 필요한 요구를 충족시킨다. 특히 우리나라의 중미지역 2017년 FTA 발효와 더불어 전략적으로 CABEI 회원국 (중국은 비회원국임)에 가입한 만큼 역내 소지역 단위의 접근을 통한 외교적 지평 확대가 부산월드엑스포 지지국 확보의 주요 ‘자본’으로 전환될 수 있다.
둘째, 중국의 인프라 등 채굴산업 위주의 개발 협력 확대에 대비해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 주체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 및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다. 우리나라는 KOICA 및 EDCF의 유·무상 원조를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의 면모를 재인식시킨다. 기존 중남미 4개 중점 협력국 등의 원조 성과와 확대 가능성 등을 피력하며 중남미 발전에 우리나라의 연속성을 환기시킨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주요 협력 형태 가운데 하나인 지식공유프로그램(KSP), 즉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협력국에 맞춤화된 정책제언을 제공하는 지식 기반 개발협력 사업을 재브랜드화하여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에 우리나라의 차별성을 부각시킨다.
셋째, 상대적으로 다소 경직된 중국의 기업과 문화적 접근에 대비해 우리나라의 다국적 기업의 브랜드 가치와 K-문화를 전면에 부각시킨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 주관의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한 ‘물결(WAVE)’은 인류 난제 해결의 플랫폼 역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민간외교의 툴을 활용하여 전지구적 공영과 상생을 위한 해법 모색을 위한 장(場)으로서의 가치를 환기시키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장착되고 있는 소프트 파워 등 글로벌 아젠다의 선도 및 문화강국의 이미지가 중남미 등에 순화될 수 있도록 한다.
2030년 월드엑스포 개최지의 선정은 오는 11월에 결정된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69개 회원국 투표로 개최도시가 확정되는 만큼 개별 국가의 지지가 중요하다. 이 글에서는 피력한 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에 ‘3+1’ 즉 ‘한국-사우디-이탈리아’의 3파전 가운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중국이라는 또 다른 ‘선수’, 즉 중국의 장외 등장이다. G2인 중국의 직간접 영향을 받고 있는 ‘Global South’(제3세계권) 특히 중남미 지역에 대한 우리나라의 전략적 접근을 강조한다. 중남미 33개국의 표심이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선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Busan is Ready”에서 “Busan is Taken”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