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PCS교육의 세 번째 부분인 협업(collaboration)을 생각해 볼 순간이 되었다.
혼자서 엄청난 것을 발견해 내는 골방의 천재들도 보았지만, 엔지니어링을 하면서 협업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거대한 것에는 협업의 흔적이 있다.
과학기술분야만 그런게 아니다. 인문사회과학 분야도 결국은 어떤 사상이나 개념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그 정당성을 반영한다.그래서 토마스 쿤은 심지어 과학적 진실도 그 당대의 고학자들이 받아들인 패러다임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패러다임의 모순과 오류들이 등장하면서 이를 조금씩 수정하다가 도저히 수정 불가의 상황이 오면 급작스럽게 페러다임이 변하는 것을 그는 과학혁명이라 했고, 그 구조를 설명했다. 결국 과학적 진실 조차도 패러다임이 구축되는 것에는 거대한 협업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의 시대다. 당연히 스타트업은 협업을 기초로 한다. 어느 연구 결과는 두명의 창업이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했다. 휴렛과 페커드가 창업한 휴렛패커드, 마이크로 소프트도 두 명의 창업이다. 이들은 처음부터 협업을 위한 업무 분장과 동시에 공개된 의사결정을 해나가게 된다.
한 사람의 독주는 종종 실패를 초래한다. 문제를 품고 이것을 풀기 위해 셀프 러닝하여 아이디어를 도출한 다음은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의 시간을 요청한다. 이때 전문가들의 등장이 필요하다. 이들이 결과를 내는 핵심이 된다. 삼국지를 읽다 보면 유비와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를 하면서 한 형제로 한날 죽기로 맹세한다. 물론 이들의 맹세는 맹세로 끝났지만, 도원결의는 종종 어떤 일의 시작으로 이해된다.
몇안되는 부하들을 데리고 초라하게 여러 성주들에 몸을 의탁하던 이들은 마침내 제갈량을 초빙한다. 이것이 바야흐로 협업의 질적 전환이다. 제갈량은 이들의 현 모습을 보지않고, 천하 삼분지계를 제시한다. 바야흐로 나라가 세워지는 순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협업의 양도 중요하지만 협업의 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찾아와도 잠만 자는 제갈량을 놓고 분통을 터트리는 장비를 도닥이며, 유비는 삼고초려의 수고를 한다. 전문가인 제갈량은 유비의 진심을 테스트하는 것이고, 마침내 그도 화답했다. 협업의 질을 높이려면, 인재를 알아보고, 그 인재를 귀히여기는 것을 삼국지는 누누이 말해준다. 관우를 짝사랑한 조조가 관우를 부하로 두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 수가 없다.
종종 협업관계는 한번의 이용 후에 산산히 깨어지기도 한다. 이것은 처음부터 필요한 용도로 이용해 먹으려는 마음으로 접근할 때 일어난다. 상대방은 한번은 속아주지만 계속 속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협업에서 진정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대방을 이용하려고 온갖 미사여구를 사용하고, 마음에 드는 선물을 해도, 그것이 삼고초려가 될 수는 없다.
타인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없다면 협업은 불가능하다. 강도들도 의리가 있다. 이들은 빼앗은 물건을 공정하게 나눠야 한다. 이것이 어긋나면 그 협업은 깨지게 마련이다. 하물며 강도들도 이러는데, 좋은 일 하자고 모인사람들이 공정한 분배가 없다면 협업은 멀리 달아난 이후다. 협업을 위해 종종 사이비 종교 지도자들이 사용하는 방법은 가스라이팅이다. 이것은 협업이 아니고, 정신적 노예 삼기라서 아주 악질적이다. 종종 사람 잘 다루는 재주가 있다는 사람중에는 은근 가스라이팅의 황태자들이 있다. 우리는 그 쎄한 느낌을 금새 알아챈다. 그런데도 거기에 말려들어가는 불쌍한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작던 크던 모여서 하면 흥겹고, 오래할 수 있다. 이것이 협업의 특징이다. 예전의 농경시대에 우리는 흥겨운 노동요를 부르며 구슬땀을 흘렸다. 품앗이를 해주면서, 다음번 내집일에 모두 모여올 것을 당연시했다. 그래서 혼자서 할 수 없는 너른 들을 경영했다.
모이면 고통도 줄어든다. 즐거움은 배가 된다. 아이디어도 샘솟는다. 집단지성을 말하는 시대가 되었다. 회사마다 문제를 돌파(breakthrough)하기 위해 브래인스토밍(brain storming)을 한다. 이것은 집단지성의 창발을 위해 하는 협업의 대표적 사례다. 협업은 문제를 풀어내기도 하고, 지치기 쉬운 개발의 긴 과정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협업의 대표적인 방식으로 디자인 씽킹을 IDIO회사의 창업자들은 제시했다. 이것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공정, 그리고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공정으로 나뉘는데, 각 공정은 확산과 수렴의 과정을 갖고 있다. 이것을 뫼비우스 띠처럼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무한 반복하는 구조다.
오늘날 협업을 위한 도구도 참 많이 나왔다. 여기서 중요한 요소하나는 바로 퍼실리테이터다. 답을 제시하고나 유도하기 보다는 이 흐름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다. 이제 교육에서도 교육보다는 학습이 중시되고, 교사는 이제 티쳐보다는 퍼실리테이터로 변신하는 중이다. 협업조율의 마술사는 바로 퍼실리테이터이고, 일종의 오케스트라 지휘자다. 필요한 순간 필요한 전문가가 의견을 제시하는 것, 그것에서 우리는 협업의 현장을 본다.
출처 : 헬로디디(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1060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