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2035년 재도전 땐 승산
한국, 중국보다 명분에서 우위
외교 다변화가 유치 성패 결정
해외 도시와 네트워크 구축을
부산외국어대 장순흥 총장은 “중국이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치렀고, 2025년 일본이 오사카엑스포를 개최하는 만큼 2035년은 한국이 유치할 최적의 시점으로 명분이 있다”고 말했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도전은 아쉬운 결과로 끝났지만, 부산이 국제무대에서 주목받는 계기가 됐습니다. 월드엑스포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국가 위상과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회인만큼 부산은 2035년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재도전에 나서야 합니다.”
부산외국어대학교 장순흥 총장은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국가 영향력과 위상을 높이기 위해 엑스포 재도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를 지낸 장 총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원자력 분야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유엔 NGO 컨퍼런스 조직위원장을 역임한 국제관계 전문가다.
장 총장은 부산의 엑스포 유치 실패 요인으로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왕가 네트워크를 활용한 경제적 지원 등 회원국 공략과 우리 정부의 전략 부재를 꼽았다. 그는 “사우디는 왕정 국가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경제적 지원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유리하고, 특히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국가들과 지속해서 교류하며 관계를 쌓아 왔다”며 “한국은 사우디에 비해 유치전에 늦게 뛰어 들어 국가적인 총력전에도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장 총장은 원전 수출과 과학기술 협력을 위해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와 접촉한 일화를 소개하며 중동 왕실의 막강한 국제 영향력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부산시는 2035년 엑스포 유치 도전에 대해 합리적 검토와 시민 공론화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역 상공계에서도 재도전을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장 총장은 “한국은 지난 2년간의 엑스포 유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탄탄한 준비를 할 수 있다”며 유치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 재도전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35년 엑스포는 중국 베이징과 독일 베를린 등이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그는 “중국이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치렀고, 2025년 일본이 오사카엑스포를 개최하는 만큼 2035년은 한국이 유치할 최적의 시점으로 명분이 있다”며 “첨단 기술과 문화,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한국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동시에 한중일 우호 차원에서 명분을 갖고 외교적으로 중국을 잘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총장은 이번 엑스포 무산을 거울삼아 정부가 얼마나 외교 외연 확장과 다변화에 나서느냐가 유치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한국 외교는 80%가 북미와 북핵 외교에 집중돼 왔다”며 “하지만 엑스포 개최지 결정 투표권을 가진 국가의 60% 이상이 글로벌 사우스인 만큼 한국은 개도국과의 외교에 더 집중해야 하며, 특히 다양한 국가의 영사를 활용한 민간 외교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허브도시를 지향하는 부산 역시 해외 도시와의 네트워크 구축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가 외국인 방문객을 유치하고, 글로벌 도시 위상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같은 노력이 단발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장 총장은 “부산은 수출과 관광을 대표하는 대한민국의 국제도시”라며 “엑스포 유치와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부산이 글로벌 물류 허브도시이자 해양관광 중심지로 발돋움해야 하는데 이 같은 노력을 통해 한층 매력적인 도시로 거듭나고, 관광객 유치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부산일보(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20117534136072)